방송카메라 시장 정리 2편 (Feat, 소니 파나소닉)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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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PTZ 와 스펙 중심의 카메라 구입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대부분 스펙중심으로 제품을 1차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현대차와 벤츠를 예를 들면 동급에서 스펙은 현대가 높다. 그런데 가격은 현저하게 차이 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성능이라는 개념을  크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카메라는 일본산이 대부분이어서 성능차이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인기를 얻게된 Gopro와 i-phone의 영화 촬영 광고로 인해 아무런 근거 없이 "기술이 좋아져 스마트폰 같은 기기들도 영화 촬영할 정도로 성능이 좋아졌다. PTZ도 그만큼 좋아졌다"라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퍼져있다. 

또 중국산이 국산 PTZ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소위 '영상의 하향 평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PTZ는 캠코더보다 화질이 많이 떨어지고 차라리 싼 캠코더에 팬틸트를 얹어 쓰는게 훨씬 낫다 " 고 인식해왔다. 그런데 panasonic의 고급스러운 PTZ 출연과 Sony  PTZ를 판매하던 주요 업체들이 소니 중국 OEM 생산공장과 연결되면서 외관마저도 비슷한 제품을 들여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첫 OEM 기반의 국산 PTZ  출연의 시작점이 된 것이다. 어차피 소니 PTZ를 공급하던 업체들이어서 소니정품과 비슷한 제품에 가성비가 좋고, 특히 수익성이 월등했다. 캠코더, PTZ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교회 설비시장에 적극 영업을 할만한 수익구조였던 것이다. 이들 업체들은 소니, 파나소닉이 선점한 PTZ 영역을 타깃으로 적극 영업을 펼쳤고 점진적으로 판로를 넓혀 가고 있던 바로 그때 코로나가 터졌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로 인해  창고 관리 부재로 전세계 관련 부품 공장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했다. 때문에 주요 카메라 생산이 3년간 극소량만 출고 됐다. 오히려 수요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예배 때문에 폭증하는 이상현상이 발생했다. 이때 중국산 PTZ는 일부는 중국브랜드 그대로 판매했고, 일부는 국내업체가 브랜드를 만들어 마크를 붙이거나 외형을 조금 변형해 OEM생산된 국산 제품으로 둔갑(?)돼 관공서,학교,학원, 종교기관 할 것 없이 캠코더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워나갔다.  






국산 방송용 PTZ의 경우 OEM 공장조차 없고 만약 있다면 조립공장정도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중국 OEM이다. 중국 생산 공장은 어차피 마크를 붙이지도 않고 매뉴얼에 고유의 브랜드를 붙이지 않는다. 심지어 모델명 마저도 없다. 중국내에서도 같은 제품이 여러 다른 모델과 브랜드로 유통될 정도이다. 수출을 주 타깃으로 하는 생산자 입장에서는 중국산이라는 것이 오히려 판매에 지장을 준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량이라도 마크 인쇄나 모델명 인쇄 오더를 받아들인다. 즉 중국 공장들은 이러한 오더에 최적화돼 있는 것이다. 







 



AS면에서는 수입을 통해 자사 브랜드로 출시하는 업체 입장에서 원가가 너무 싸게 공급되기 때문에 AS개념 보다는 고장나면 1년 이내 바디를 교체 해주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됐다. 보통 1년내 문제가 없으면  3~5년 내로 고장날 일이 없는게 설비형 카메라 시장이어서 AS가 크게 이슈되지 않았다. 화질은 떨어지지만 편의성과 가격 절감 차원에서 채택되든 PTZ가 폭증하는 수요 속에 대형 소비자마저 채택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로 변경,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중국산 PTZ = 자사 PTZ 브랜드>라는 바람이 불게됐다.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로 발매되는 PTZ는 그나마 덜한 편이다. 하지만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출시되는 PTZ는 메뉴와 프로토콜, 단자 어사인까지 중국산 PTZ와 동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산을 자사 브랜드명으로 신제품으로 둔갑해 발표하고 있고, 소비자는 영상의 질과 미적면을 대변하는 성능 구분보다 단순한 밝기, 4K/8K, 30배 20배 12배 등을 중심으로 구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산 PTZ가 과연 어떻길레 영상시장의 하향 평준화를 이끈다는 것일까?  본지 7월 호에도 언급했듯 대부분의 PTZ 자체가 캠코더, 미러리스 , 시네마 보다 화질이 좋을 수 없다. 여기다 중국산은 렌즈가 CCTV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캐논을 쓰는 건 렌즈 때문이다. 소니가 Zeiss와 협력하고 파나소닉이 Leica의 렌즈를 로열티를 물어가며 쓰는 건 바로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렌즈 파트이다. 안 그래도 PTZ 자체가 렌즈 설계의 한계가 있는 데다 소니 파나소닉 캐논 등 일본 대형 카메라 브랜드조차 PTZ에 채택된 렌즈에 관해 디테일한 언급이 없다. 





즉 PTZ는 특정 영상미 보다 다소 보도스러운 현장감을 위주로 사용되고 있다. 카메라 전문 브랜드 조차 렌즈에 힘을 주지 않는 PTZ이며, 중국산은 아예 CCTV 렌즈 그 이상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중국산 PTZ는 4K라 하더라도 4K 렌즈를 사용하지 않으며 프로세서로 만들어진 출력만 4K 인 경우가 대부분임을 익히 알려져 있다. 물론 미국 유럽 등에서 발매되는 중국산 OEM PTZ는 발주 시 조건을 걸고 검증을 거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열외로 하더라도 국내에서 접하는 일본 브랜드 외에 대다수는 근본적으로 중국산과 동등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무튼 중국산 PTZ는 CCTV 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이어서 근본적으로 영상미 입장이 아니라 보도의 느낌이 강하다. 노이즈가 강한 기존 아날로그 시장에서 필름의 느낌과 질감의 영상으로 발전해왔으나 PTZ의 일반화로 한 순간에 하향 평준화가 된것이다. '빈익빈 부익부'처럼 고가시장은 자체적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상 시청자의 하향 평준화(?) 때문인지 예능은 일찌감치 PTZ로 변경되고 있고 드라마 시장마저도 영국 미국의 드라마와 크게 차이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드라마와 해외 유명 드라마는 이미 누가 봐도 질감의 차이가 커보이는 것은 필자만 느끼는 부분은 아닐 것이다.

 





 즉 영상의 하향 평준화로 영상미 보다 콘텐츠 자체를 집중하게 됐고, 결국 시청률은 적당한 화질과 구성, 연기력 등 콘텐츠 만 핵심축이 돼 버렸다. 안타깝게도 국내 종종 시도됐던 발전된 영상미면에서 제작 시도가 사라져 버렸다. 사용자는 고프로나 DJI로 제작된 CCTV 느낌의 온라인 짧은 영상으로 재미를 충족하고 있다. 

시청률 중심의 하향 평준화는 사용자에게 좋은 느낌의 영상은 사라지고 좋은 음향도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영상과 음향에서 주는 감동은 다소 과한 색감과 콘트라스트 및 거대한 음량으로 덮어 씌워진 것이다. LP의 감동이 사라져 가듯 필름의 감각도 퇴색된 것이다. 영상은 점점 글로벌해지고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고퀄리티 영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말뿐인 K 콘텐츠의 영상은 뒤로 가고 있는 형국은 아닐는지. 과연 우리의 좋은 드라마들이 K 콘텐츠 영상이 해외 수출될 수 있을까? 재밌는 드라마들은 왜 극히 일부만 해외에 수출될까? 과연 문화의 차이 때문일까?  

해외 주요 방송사들은 일정 수준의 영상, 음향 이하의 콘텐츠는 수입하지 않는다. 이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작, 배포 기준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가 어떤 부분이 뒤떨어졌고 개선해야할지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당신은 들을 줄 아는가, 그리고 볼줄 아는가?" 


유튜브 장비는 영상미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화질은 선예도가 아님에도 장비를 판매할 의도로 각종 미사여구 스펙으로 포장해 영상장비를 판매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한국은 유튜브의 넘쳐나는 사탕발림에 사로잡혀 제품을 구매한 후 자신의 영상이 좋다는 자뻑(?)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영상의 또 다른 하향 평준화의 단면이 아닐까'라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영상에 대한 평가가 콘텐츠 중심으로 변화 하면서 상대적으로 영상 질에 대한 중요도가 낮아 짐에 따라 논의점도 줄어들었다. 제품을 구매할 때 다른 사람이 사용해봤다는 내용을 참고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도 전문가가 아니어서 비교나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없다. 결국 판매자가 홍보하는데로 스펙중심으로 우선 제품을 고른다. '가격과 스펙', '누가사용했나', ' 리뷰/후기는?' 등이 그 좋은 예다.  

우선적으로 가격과 스펙 중심으로 제품을 검색하는 것은 카메라가 표현하는 영상의 질감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용자들마다 화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모호해 적극적으로 제품을 어필하기 어렵다. 





영상 촬영은 악기와 같다. 선풍기 같은 단순 전자제품이 아니다. 악기는 스펙만으로 제품의 퀄리티를 표현할 수 없다. 연주해 보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같은 논리로 ARRI, Zeiss 렌즈를 스펙으로 표현할 수 없다. 따라서 카메라를 스펙으로 따져서는 안 된다. 제조사들은 이 부분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 생산 단가를 줄이기 위해 렌즈에 대한 부분은 크게 광고하지 않고 표현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제조과정에서 OEM에 중점을 둔 제조사들은 더 저렴한 제품을 선정할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글로벌 제조사들은 가격에 따라 캠코더 렌즈의 퀄리티를 나눠 넣는다. 예를 들어 최근 소니는 Z190과 Z280을 렌즈 차이 하나로 약 2배 가까운 가격으로 출시했다. 또 캐논은 고급 렌즈라는 의미로 L렌즈라고 이름을 붙여 캠코더나 씨네 렌즈에 적용해 사용자에게 어필한다.


이하 중략 ... 8월호 본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