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카메라 시장


방송 장비하면 SONY였다.
디지털 방송 시장으로 전환되며 Panasonic의 대규모 제품 발표와 함께 그야말로 Sony 대 Panasonic 경쟁의 시대를 열었다.
이 후 ARRI RED는 영화시장에서 독자적 영역을 개척했고 미러리스 및 시네시장이 열리면서 방송장비라고 볼 수도 없었던 Canon과 Nikon이 전격 합류했다.
ARRI RED가 Ikegami, Hitach, Sony, Panasonic의 EFP시장까지 출사표를 던진 2024년 현재 각종 버추얼 시장과 AI의 융합 발전으로 인해 '혼돈의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방송장비 시장뿐 아니라 2024년 AI 출현으로 편집 송출 관리 시장마저도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중국, 호주, 대만의 가성비 높은 장비가 국내 브랜드로 포장(?)돼 물밀듯 밀려들어 오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중국브랜드 그대로 유통이 시작됐다.
처음으로 미국, 유럽시장의 방송용 제품들이 인터넷을 통해 일반에 소개되고 있다.
방송시장은 2030년까지 최대 호황이라고 전세계 언론이 연일 보도하는 가운데 Sony와 Panasonic은 부서를 통합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등 축소의 흐름을 보인지 오래다. 방송장비 시장의 Big2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감지된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JVC코리아는 일찌 감치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또 Nikon Korea는 회사를 이전하며 축소설이 돌기도 했다. Canon 역시 롯데계열에 인수되면서 방송용 모니터 및 초고감도 카메라, 프로젝터 사업 등 방송장비 카테고리 축소 기조가 눈에 띈다.
블랙매직은 최근 몇년간 음향시장의 베링거처럼 전체 시장을 통합할 듯 했으나 결국 국산으로 둔갑(?)됐거나 알리익스프레스로 직판되는 중국 제품의 가성비로 인해 생각보다 저조한 매출을 보이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등 유명 방송장비 브랜드는 줄어든 시장 때문인지 모르지만 과거처럼 경쟁적 개발 보다 고급 시장을 겨냥한 듯 방어적(?)형세를 취하고 있기도 하다.
비교적 매출 규모가 큰 캠코더 시장은 코로나 시기에 설비시장 대부분이 PTZ로 전환되면서 중국산 PTZ(국내 업체 PTZ이라도 중국산 OEM제품이 대다수)에 대부분의 시장을 넘겨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에서, 특히 일본산 방송장비 브랜드 파워가 왜 이리 추락하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예측해 보자.





우선 이렇게 되가고 있는 본질적 이유를 살펴 보자면 대략 5가지 정도로 간추려볼 수 있다
첫째, 캠코더 시장이 무너졌다.
국내는 해외와 다르게 영상시장의 카메라는 무조건 캠코더였다. PTZ는 CCTV 수준으로 인식됐고, 화질은 '캠코더가 좋다' 라는 게 정설이었다. 5D mark II로 시작된 사진 카메라의 영상시장 진입은 시네마 보급기 시장이 열리면서 캠코더의 아성은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캠코더의 느낌보다 사진기 느낌의 영상이 표준처럼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렌즈 교환식 캠코더(?)인지도 모를 정도의 애매한 스펙의 시네마는 '시네감마와 증가된 블랙스텝 및 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라는 추가 스펙으로 사용자에게 마치 캠코더보다 좋은 초고급 사양의 상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는 다시 한번 카메라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 듯 했다. 하지만 자동화된 렌즈 컨트롤과 아이리스, 포커스, 줌 등 렌즈와 유기적 결합이 없는 시네마 장비는 DJI, Blackmagic 등 타사에겐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없어진 제품군이었고 곧바로 시네마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한편 일본 카메라 제조사들은 다른 나라 제조사들이 시네마와 미러리스의 벽 역시 넘지 못할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는지 캠코더 개발은 뒤로한 채 시네마와 미러리스는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에 각사의 플래그십 캠코더마저 시네감마를 지원하면서 '시네마라면 고급기'라는 팬덤이 시중에 퍼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PTZ, 미러리스, 시네마, 액션캠은 캠코더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용도별, 기능별, 스펙별로 다양하게 출시됐고 캠코더 시장은 점점 축소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반면 세계적 방송 전문가들은 캠코더, 시네마, PTZ에 선택에 기준을 세워두고 있었다. 오랫동안 방송시장을 이끌었던 리더들은 카메라를 용도별로 각기 구분해 촬영에 적용한 것이다.





다음은 해외 방송 기술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정리해 보았다.
"ARRI, RED를 제외한 보급형 시네마는 보통 ENG와 미러리스 사이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보급형 렌즈 느낌의 적용이 가능하다. 영화에 사용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으나 미러리스와 마찬가지로 특수한 촬영을 위한 섹터에 활용할 수 있다. 제조사들이 ENG와 시네마 감마를 동시에 지원하는 점을 고려해 렌즈교환식 ENG 캠코더(?)라고도 볼 수 있으나 보급형으로 수많은 개인 제작자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부 다큐와 광고, 인터뷰 등은 미러리스의 기동성과 시네마 카메라 활용이 극단적 표현을 이끌어 낼 수 있어 ENG카메라 및 고급 프로용 캠코더와 병행 시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
"고프로, 액션캠, 드론, PTZ는 방송, 영화시장 보다 예능/다큐 등 어쩔 수 없는 긴급상황에서 많이 쓴다. CCTV 같은 느낌으로는 고급 느낌을 어필하는데 한계가 있고 후반작업 비용이 상당히 들어간다."


"일반적이고 다양한 촬영은 ENG카메라나 프로캠코더가 맡는 게 맞다. 캠코더는 렌즈의 느낌을 제외하면 드라마 서브, ENG, 보도, 예능, 라이브할 것 없이 중급 이상의 고급 화질을 표현한다."
"PTZ로 프로캠코더 같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동급 캠코더 두 배의 가격으로 책정된다. 하지만 PTZ에서 구현하기에 경제적 가치가 없어 PTZ는 철저하게 서브로 활용돼야 한다. 대다수 PTZ는 아무리 브랜드라 하더라도 내부 렌즈가 방송급 캠코더처럼 구성 시 그 무게로 인해 모터가 커져야 한다. 이런 문제로 CCTV 기반을 벗어나기 어렵다. 다만 소니의 FR시리즈는 이러한 요구를 만족해 관심이 높다."
"우리는 미러리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촬영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간단한 인터뷰에 적합하고 협소한 위치의 촬영에 적극적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캠코더는 가끔 어쩔 수 없는 먼거리를 촬영하기에 최적의 결과물을 얻기도 한다. 미러리스나 시네마의 렌즈로는 캠코더와 같은 줌을 재현하기에 비용과 부수장비가 많이 필요해 그 활용도가 떨어진다. 또한 캠코더의 장점은 적당한 떨림보정 기능이 내장돼 있다는 점이다. 소니 Z280은 이런 면에서 가끔 사용할 수 있는 정도로 시네마틱을 보장해 준다."
"제대로된 영화 카메라를 드라마적 요소의 라이브에 활용하고 싶어하고 드라마틱한 장면 연출이 종종 나오는 스포츠 중계 쪽 적용도 필요하다. 하지만 보급형 시네마 카메라로는 이런 느낌을 표현하기에 매우 부족하다."
"영상의 느낌만 봤을 때 캠코더가 카페 라떼라면, PTZ는 블랙 커피다."



영상 리더들의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영상의 선진국의 경우 고프로, PTZ는 해상도가 아무리 높아도 렌즈 적용, 센서 처리, 프로세싱 등 캠코더나 시네마와 구별된 제약으로 CCTV 기반의 결과물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이는 다른 시네마와 미러리스, 캠코더와 시장을 적절히 배분하는 결과를 낳았다.
즉 해외 방송제작 리더들은 영상의 질을 다양하게 평가해 명확한 기준과 근거로 제품들을 선택했지만 국내 영상 보급기 시장은 화질과 느낌의 구분 없이 선예도 만으로 화질을 평가한 것이다. 또 설비현장은 '고정식 카메라=PTZ'라는 현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광학특성을 제외한 촬영 입출력 포맷이 PTZ가 높아 스펙 위주로 제품을 평가하는 국내 사고방식은 이러한 변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유명 극장에 이름 있는 PTZ와 시네마, 초고감도 카메라, 소니/캐논/ 파나소닉 플레그 십 캠코더와 비교촬영을 해보고 다양한 업종의 영상 실무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았다. 결론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대다수 보급기 제작자는 영상의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명암비와 선예도에 집중한다는 결론이다.


이처럼 무너진 캠코더 시장의 여파는 생각보다 대단하다. 납품 및 설비 업체들은 바로 PTZ색감, 느낌(콘트라스트가 높고 쨍(?)함) 만으로도 수요처의 만족도를 충족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영상의 느낌보다 선명함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영상시장 매출처인 관공서, 학교, 교회, 학원 현장에 중국산 CCTV든, 방송급 PTZ든 그리 문제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의 소니, 파나소닉 브랜드는 프로 보급기 시장에서 영상의 느낌보다는 브랜드 가치와 경쟁스펙으로 카메라를 어필해 왔다. 판매상들도 이런 기준으로 사용자에게 어필을 했다. 때문에 프로 보급형 시장에서 영상미 어필은 증발했고 상품이 없던 코로나 시기, 너나 없이 중국산 PTZ를 자사 브랜드로 둔갑(?)시킨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고 알려졌다 . 이러한 PTZ를 대부분의 현장에 제안, 설치를 진행해 캠코더 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캠코더 기반으로 시네마, 미러리스, PTZ를 색감으로 연계해 팔아 왔던 것을 감한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 전략과 구조가 단순했다. 어느 누구도 캠코더가 완전히 죽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캠코더 기반이 무너지고 PTZ끼리의 경쟁과 액션캠끼리의 경쟁으로 바뀌자마자 중국, 호주산 브랜드가 경쟁할만한 상황으로 바뀌었다.
본질적으로 많은 보급기 시장에서 동영상 카메라는 캠코더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아무리 PTZ가 인기 있더라도 캠코더 브랜드 기반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브랜드가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많은 니즈에 부합하고 화질 역시 일정수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장비는 캠코더가 압도적이다. 때문에 캠코더의 매출은 줄어들지 몰라도 인식상 입지는 생각보다 큰 기반일 수 있다. 캐논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SD 시절부터 XL XH 시리즈를 계속 내놓았지만 방송시장에 기반을 다질 수 없었다. 이후 까다로운 요구 수준을 만족하는 XF시리즈의 등장으로 방송장비 시장 진입에 드디어 성공했다. 바로 보급형 시네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지금은 PTZ 시장까지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캐논도 무너지고 있는 캠코더 시장의 여파를 받지 않을 수 없기에 방송 카테고리의 어려움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니콘의 RED 인수는 캠코더 시장이 무너진 가운데 이뤄졌기에 보급기 시네마 시장이나 방송장비 시장에 진입이 그만큼 쉬워졌다는 것을 의미, 기회가 생긴 셈이다.
한가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건 캠코더가 기반이 되는 영상장비 시장에서 영상의 느낌과 질을 완진히 배제한 채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캠코더나 시네마의 포커스를 화질이라는 애매한 용어로만 영업하는 것이 아닌 명확히 렌즈 및 센서 처리에서 오는 다양한 영상 느낌을 어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PTZ가 쫓아오기 어려운 영역임을 분명히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Sony, Panasonic, Canon 등이 제안하는 현장에서 어필 포커스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무너지는 캠코더 흐름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는 곧 비(非)일본산과 무한경쟁이 지속되면서 브랜드 파워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두번째, 국내 보급기 사용자들의 화질 개념이 모호하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브랜드를 막론하고 PTZ와 프로 캠코더의 색감과 화질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렌즈의 구성 및 설계가 다르기 때문에 CCTV와 방송 카메라 느낌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 차이는 크다.
국내 캠코더와 PTZ 모두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Sony와 Panasonic의 입장에서 이를 인정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PTZ도 화질이 좋고 방송에 충분히 쓰기에 충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어느 누구도 자사 브랜드 제품을 하향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두회사의 PTZ는 CCTV 기반의 PTZ 설계이지만 '최대한 고급스럽게 영상을 보강했다'는 본사 설계 포인트를 영업 현장에 충분히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생각보다 큰 문제다.
혹자는 "그저 파나소닉이니까, 소니니까 당연히 영상이 다르다~" 라고 치부한다면 현장에서 중국산(국내산도 중국산과 마찬가지)과 동시에 비교했어야 한다. PTZ 현장에서 함께 비교하지 않는다면 보급기 결정권자들은 영상의 깊이와 느낌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고급 브랜드를 영업하는 대리점, 딜러, 제안 SI 업체들이 충분히 어필해야할 문제다.

아무튼 차별화된 영상 느낌의 적극적 어필이 없는 브랜드 이미지와 스펙 중심의 영업 전략은 중국산 PTZ가 대거 국내 제품으로 둔갑하고 적극적으로 제안되면서 부메랑을 맞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필자는 떨구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시절 PTZ와 캠코더의 화질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 수 년동안 캠코더 재고가 없었던 적도 있었다. 제안설비 업체들은 수요를 고스란히 중국산 PTZ로 급격히 대체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세세히 검증돼야 했던 PTZ가 일반에게 빨리 적용되는 과정에서 가성비, 운영 측면에서 월등한 PTZ가 선택 될 수밖에 없었다. 이 단계에서 캠코더와의 차이, 색감, 느낌 등 주제가 무시된 건 당연한지도 모를 일이다.

기술적으로 PTZ는 렌즈의 퀄리티와 설계구조의 단순성으로 일부 고급기를 제외하고는 진정한 의미의 방송급 퀄리티를 표현하기에는 어렵다. Zeiss 렌즈를 장착한 PTZ, 몇군 및 몇매 렌즈로 설계된 PTZ, 액션캠, 드론을 들어본 적도 없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들의 목적성이 캠코더, 시네마와는 다르다는 의미다(소니의 FR시리즈는 논외로 하기로 한다).
PTZ는 영상의 느낌을 강조하지 않으며 크기, 운영상 그렇게 설계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과연 퀄리티란 무엇일까? 영상의 퀄리티는 표현력이고 느낌이다. 기술적으로 몇 비트, 선예도, 블랙 스텝, 4:4:4 등으로 스펙을 표현한다. 독일 자동차가 한국 자동차에 비해 스펙은 훨씬 떨어지나 느낌이 완전히 다르듯 스펙으로 표현 불가능한 영상미가 있는 것이다.


이는 보통 렌즈 설계 외에 IRIS, 셔터, ND를 거쳐 입사되는 광자에 반응하는 CMOS 데이터 및 컬러 프로세서에서 나온다. 렌즈로 인입되는 빛의 처리와 센서의 반응, 전자적 해석에 따라 영상이 입체화되며 여러 느낌으로 표현이 되는 것이다. PTZ나 액션캠은 이런 개념의 설계를 감안하지 않는다. 누구도 렌즈를 묻지도, 광학적 부품의 구성을 따지지도 않는다. 컬러 프로세서를 생각하지 않으며 안에 있는 광학적 컨트롤을 디테일하게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 마치 아이폰과 갤럭시 촬영을 하며 렌즈와 컬러처리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와 같다.


과거 ISO와 Gain의 개념, IRIS 날개와 개각도 개념, 셔터에 따른 블랙감마의 조정 등 여러가지 옵션으로 영상의 느낌과 결에 대한 고민을 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영상미에 대한 심각한 고민은 일반 영상시장에서 잊혀졌다. 캠코더, 시네마의 컬러 프로파일은 포토샵 정도로 생각하고 조정하고 있는 시대가 돼버렸다. 전문적 컬러 프로파일 조정 파라메타조차 제공하지 않는 중국산 카메라 영상은 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스펙만으로 어필한다. 카메라 선택에 있어 영상미는 지상파 방송국 및 대형 제작사에서 검토될 뿐 대다수 보급형 사용자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다.
카메라를 많이 구입하는 유튜버나 교회, 학교, 이러닝 등에서 접하는 엔지니어들의 경우 음향/설비 파트가 대다수다. 이들은 전문적 카메라 컬러 캘리브레이션이라 부르는 작업 개념을 접하기 어렵다. 방송,영화 DI 현업의 실제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전문 서포트 인력이 은퇴해 버린 탓인지 제품을 판매하는 Sony, Panasonic 판매처조차 왜 PTZ나 액션캠은 한계를 갖고 있는지 구별된 영상미를 기반으로 설명하기 어려워한다.
결국 방송사를 제외하고 보급기를 고르는 구매자들은 그저 콘트라스트가 높고 밝으면 "쨍하니 화질 좋네"라고 하며 카메라를 선택한다. 유튜브를 이용해 그럴싸하게 포장한 언변으로 중국산 카메라 제품들을 가성비 최고의 제품으로 칭송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구매자 역시 중국산이지도 모른 채 한국산으로 둔갑한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가끔 있다.


셋째, 영상장비 하향 평준화
코로나 사태는 국내 방송장비 시장에 큰 전환점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많은 제품의 정보가 기존 거래처보다 온라인의 정보를 주축으로 형성되기 시작했고 오프라인 중심의 방송장비 기술 전반에 대한 유통 흐름이 끊기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는 인터넷 방송스튜디오를 급격하게 늘려갔고 개인 교실마저도 카메라가 설치되는 등 호황을 맞은 듯 했다.
게다가 방송 주요 브랜드들도 유튜브, 네이버 쇼핑에 직접 집중하기 시작하며 10년 간 천천히 잡혀져야 했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은 한 순간에 온라인 중심으로 기울어 졌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서 방송관련 기술자들이 많이 사라졌고 업체들도 이전과 다르게 경쟁적으로 다른 분야, 즉 영상은 음향, 음향은 영상에 진출하기 시작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판매를 위한 본질을 왜곡한 유튜브 설명과 각종 세미나들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기준 없는 편견을 계속 심어주고 있다. 마치 본인들의 주장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강제한 것은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보급형 일반 방송영상장비 시장의 구매자들은 세계 시장의 뉴스를 일부만 인용하고 국내의 유명 업체나 방송사들이 모두 선택한 것처럼 포장한다. 그들은 딱지만 국산이 돼버린 중국산 카메라 장비나 기타 방송장비들을 거의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라 강요하고 있다. 전문적 지식가를 믿고 제품을 선택했던 시대는 가고 온라인으로 문의하고 돈 안 되면 답도 안 하는 시대, 견적도 돈 받는 시대가 너무 빨리 와버린 것이다. 판매상 조차도 단정적 유튜버의 주장에 점점 하향 평준화가 되어 가는 듯 하다.


유튜브에서 종종 다음의 주장을 서슴 없이 말하는 분들이 있다.
"IP 기반 제작 방송장비가 모든 걸 대체할 것이다."
"NDI는 원본이다."
"네트워크상에 원본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구든 갖다쓰고 저장하고 스트리밍하면 된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서 다소 모호한 개인적 의견들임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시청한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예를 든 내용만 잠시 반박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IP 기반 제작 방송장비가 모든 걸 대체할 것이다."
> 오디오는 데이터량이 비디오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모든 방송이 이미 IP로 가능하다. 그러나 십 여년이 지난 지금 IP로 전부 대체됐는가? 아니다. 오디오 분야에서는 IP 제작으로 전부 대체되지 않은 중요한 변수가 많았다. 이를 보면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전송해야하는 IP방송이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NDI는 원본이다."
> NDI는 편리를 위한 압축 네트워크 프로토콜이다. 원본의 의미는 다소 모호하지만 최소한 카메라에 달린 저장된 화질이 카메라에 내장된 SDI 출력된 화질과 비슷해야 한다. 과연 그런가? 200Mbps 이상이어야 하는 SDI의 화질을 5~15Mbps 사이로 압축한 NDI가 과연 원본일까?
"IP 방식은 네트워크 상 원본이 존재한다."
원본이 계속 네트워크상에 있다는 말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ST2110으로 원본을 전송하더라도 전송이지 존재가 아니다. 존재는 언제든 시간상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네트워크상 원본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수킬로 바이트의 바이러스도 그렇게 못한다. 이는 애매한 말로 사용자들을 완전한 IP 제작 시설이 모든 것의 해답인 것처럼 현혹시키는 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유튜버들의 말을 함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터넷 상에 광고처럼 떠도는 무조건적 PTZ 화질에 대한 칭송은 더욱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들의 증명은 편집으로 이뤄져 실체적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소니와 파나소닉 PTZ와 중국산을 비교할 능력이 정말되는지 냉철하게 되묻고 싶다. 100만원하는 기타와 1000만원하는 기타를 완전히 비교할 수 없듯 카메라를 객관적으로 일반인이 비교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 이유는 악기도 카메라도 느낌을 표현하는 분야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캠코더, PTZ, 씨네마, 미러리스를 비교해 어느 것이 월등하다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PTZ가 완전히 CCTV같다는 주장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개인이 PTZ와 CCTV와 캠코더와 미러리스를 동시에 촬영 해보고 개인적 감흥을 말하는 것으로 그 답을 대신 할 수 있을 뿐이다.
<다음호에 계속>
혼돈의 카메라 시장
우선 이렇게 되가고 있는 본질적 이유를 살펴 보자면 대략 5가지 정도로 간추려볼 수 있다
첫째, 캠코더 시장이 무너졌다.
국내는 해외와 다르게 영상시장의 카메라는 무조건 캠코더였다. PTZ는 CCTV 수준으로 인식됐고, 화질은 '캠코더가 좋다' 라는 게 정설이었다. 5D mark II로 시작된 사진 카메라의 영상시장 진입은 시네마 보급기 시장이 열리면서 캠코더의 아성은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캠코더의 느낌보다 사진기 느낌의 영상이 표준처럼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렌즈 교환식 캠코더(?)인지도 모를 정도의 애매한 스펙의 시네마는 '시네감마와 증가된 블랙스텝 및 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라는 추가 스펙으로 사용자에게 마치 캠코더보다 좋은 초고급 사양의 상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는 다시 한번 카메라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 듯 했다. 하지만 자동화된 렌즈 컨트롤과 아이리스, 포커스, 줌 등 렌즈와 유기적 결합이 없는 시네마 장비는 DJI, Blackmagic 등 타사에겐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없어진 제품군이었고 곧바로 시네마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한편 일본 카메라 제조사들은 다른 나라 제조사들이 시네마와 미러리스의 벽 역시 넘지 못할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는지 캠코더 개발은 뒤로한 채 시네마와 미러리스는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에 각사의 플래그십 캠코더마저 시네감마를 지원하면서 '시네마라면 고급기'라는 팬덤이 시중에 퍼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PTZ, 미러리스, 시네마, 액션캠은 캠코더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용도별, 기능별, 스펙별로 다양하게 출시됐고 캠코더 시장은 점점 축소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반면 세계적 방송 전문가들은 캠코더, 시네마, PTZ에 선택에 기준을 세워두고 있었다. 오랫동안 방송시장을 이끌었던 리더들은 카메라를 용도별로 각기 구분해 촬영에 적용한 것이다.
다음은 해외 방송 기술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정리해 보았다.
"ARRI, RED를 제외한 보급형 시네마는 보통 ENG와 미러리스 사이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보급형 렌즈 느낌의 적용이 가능하다. 영화에 사용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으나 미러리스와 마찬가지로 특수한 촬영을 위한 섹터에 활용할 수 있다. 제조사들이 ENG와 시네마 감마를 동시에 지원하는 점을 고려해 렌즈교환식 ENG 캠코더(?)라고도 볼 수 있으나 보급형으로 수많은 개인 제작자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프로, 액션캠, 드론, PTZ는 방송, 영화시장 보다 예능/다큐 등 어쩔 수 없는 긴급상황에서 많이 쓴다. CCTV 같은 느낌으로는 고급 느낌을 어필하는데 한계가 있고 후반작업 비용이 상당히 들어간다."
영상 리더들의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영상의 선진국의 경우 고프로, PTZ는 해상도가 아무리 높아도 렌즈 적용, 센서 처리, 프로세싱 등 캠코더나 시네마와 구별된 제약으로 CCTV 기반의 결과물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이는 다른 시네마와 미러리스, 캠코더와 시장을 적절히 배분하는 결과를 낳았다.
즉 해외 방송제작 리더들은 영상의 질을 다양하게 평가해 명확한 기준과 근거로 제품들을 선택했지만 국내 영상 보급기 시장은 화질과 느낌의 구분 없이 선예도 만으로 화질을 평가한 것이다. 또 설비현장은 '고정식 카메라=PTZ'라는 현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게다가 광학특성을 제외한 촬영 입출력 포맷이 PTZ가 높아 스펙 위주로 제품을 평가하는 국내 사고방식은 이러한 변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유명 극장에 이름 있는 PTZ와 시네마, 초고감도 카메라, 소니/캐논/ 파나소닉 플레그 십 캠코더와 비교촬영을 해보고 다양한 업종의 영상 실무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았다. 결론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대다수 보급기 제작자는 영상의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명암비와 선예도에 집중한다는 결론이다.
이처럼 무너진 캠코더 시장의 여파는 생각보다 대단하다. 납품 및 설비 업체들은 바로 PTZ색감, 느낌(콘트라스트가 높고 쨍(?)함) 만으로도 수요처의 만족도를 충족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영상의 느낌보다 선명함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의 영상시장 매출처인 관공서, 학교, 교회, 학원 현장에 중국산 CCTV든, 방송급 PTZ든 그리 문제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의 소니, 파나소닉 브랜드는 프로 보급기 시장에서 영상의 느낌보다는 브랜드 가치와 경쟁스펙으로 카메라를 어필해 왔다. 판매상들도 이런 기준으로 사용자에게 어필을 했다. 때문에 프로 보급형 시장에서 영상미 어필은 증발했고 상품이 없던 코로나 시기, 너나 없이 중국산 PTZ를 자사 브랜드로 둔갑(?)시킨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라고 알려졌다 . 이러한 PTZ를 대부분의 현장에 제안, 설치를 진행해 캠코더 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캠코더 기반으로 시네마, 미러리스, PTZ를 색감으로 연계해 팔아 왔던 것을 감한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 전략과 구조가 단순했다. 어느 누구도 캠코더가 완전히 죽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캠코더 기반이 무너지고 PTZ끼리의 경쟁과 액션캠끼리의 경쟁으로 바뀌자마자 중국, 호주산 브랜드가 경쟁할만한 상황으로 바뀌었다.
본질적으로 많은 보급기 시장에서 동영상 카메라는 캠코더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아무리 PTZ가 인기 있더라도 캠코더 브랜드 기반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브랜드가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많은 니즈에 부합하고 화질 역시 일정수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장비는 캠코더가 압도적이다. 때문에 캠코더의 매출은 줄어들지 몰라도 인식상 입지는 생각보다 큰 기반일 수 있다. 캐논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SD 시절부터 XL XH 시리즈를 계속 내놓았지만 방송시장에 기반을 다질 수 없었다. 이후 까다로운 요구 수준을 만족하는 XF시리즈의 등장으로 방송장비 시장 진입에 드디어 성공했다. 바로 보급형 시네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지금은 PTZ 시장까지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캐논도 무너지고 있는 캠코더 시장의 여파를 받지 않을 수 없기에 방송 카테고리의 어려움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니콘의 RED 인수는 캠코더 시장이 무너진 가운데 이뤄졌기에 보급기 시네마 시장이나 방송장비 시장에 진입이 그만큼 쉬워졌다는 것을 의미, 기회가 생긴 셈이다.
한가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건 캠코더가 기반이 되는 영상장비 시장에서 영상의 느낌과 질을 완진히 배제한 채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캠코더나 시네마의 포커스를 화질이라는 애매한 용어로만 영업하는 것이 아닌 명확히 렌즈 및 센서 처리에서 오는 다양한 영상 느낌을 어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PTZ가 쫓아오기 어려운 영역임을 분명히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Sony, Panasonic, Canon 등이 제안하는 현장에서 어필 포커스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무너지는 캠코더 흐름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는 곧 비(非)일본산과 무한경쟁이 지속되면서 브랜드 파워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두번째, 국내 보급기 사용자들의 화질 개념이 모호하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브랜드를 막론하고 PTZ와 프로 캠코더의 색감과 화질은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렌즈의 구성 및 설계가 다르기 때문에 CCTV와 방송 카메라 느낌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 차이는 크다.
국내 캠코더와 PTZ 모두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Sony와 Panasonic의 입장에서 이를 인정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PTZ도 화질이 좋고 방송에 충분히 쓰기에 충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어느 누구도 자사 브랜드 제품을 하향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두회사의 PTZ는 CCTV 기반의 PTZ 설계이지만 '최대한 고급스럽게 영상을 보강했다'는 본사 설계 포인트를 영업 현장에 충분히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생각보다 큰 문제다.
혹자는 "그저 파나소닉이니까, 소니니까 당연히 영상이 다르다~" 라고 치부한다면 현장에서 중국산(국내산도 중국산과 마찬가지)과 동시에 비교했어야 한다. PTZ 현장에서 함께 비교하지 않는다면 보급기 결정권자들은 영상의 깊이와 느낌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고급 브랜드를 영업하는 대리점, 딜러, 제안 SI 업체들이 충분히 어필해야할 문제다.

아무튼 차별화된 영상 느낌의 적극적 어필이 없는 브랜드 이미지와 스펙 중심의 영업 전략은 중국산 PTZ가 대거 국내 제품으로 둔갑하고 적극적으로 제안되면서 부메랑을 맞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필자는 떨구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시절 PTZ와 캠코더의 화질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 수 년동안 캠코더 재고가 없었던 적도 있었다. 제안설비 업체들은 수요를 고스란히 중국산 PTZ로 급격히 대체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세세히 검증돼야 했던 PTZ가 일반에게 빨리 적용되는 과정에서 가성비, 운영 측면에서 월등한 PTZ가 선택 될 수밖에 없었다. 이 단계에서 캠코더와의 차이, 색감, 느낌 등 주제가 무시된 건 당연한지도 모를 일이다.
기술적으로 PTZ는 렌즈의 퀄리티와 설계구조의 단순성으로 일부 고급기를 제외하고는 진정한 의미의 방송급 퀄리티를 표현하기에는 어렵다. Zeiss 렌즈를 장착한 PTZ, 몇군 및 몇매 렌즈로 설계된 PTZ, 액션캠, 드론을 들어본 적도 없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들의 목적성이 캠코더, 시네마와는 다르다는 의미다(소니의 FR시리즈는 논외로 하기로 한다).
PTZ는 영상의 느낌을 강조하지 않으며 크기, 운영상 그렇게 설계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과연 퀄리티란 무엇일까? 영상의 퀄리티는 표현력이고 느낌이다. 기술적으로 몇 비트, 선예도, 블랙 스텝, 4:4:4 등으로 스펙을 표현한다. 독일 자동차가 한국 자동차에 비해 스펙은 훨씬 떨어지나 느낌이 완전히 다르듯 스펙으로 표현 불가능한 영상미가 있는 것이다.
이는 보통 렌즈 설계 외에 IRIS, 셔터, ND를 거쳐 입사되는 광자에 반응하는 CMOS 데이터 및 컬러 프로세서에서 나온다. 렌즈로 인입되는 빛의 처리와 센서의 반응, 전자적 해석에 따라 영상이 입체화되며 여러 느낌으로 표현이 되는 것이다. PTZ나 액션캠은 이런 개념의 설계를 감안하지 않는다. 누구도 렌즈를 묻지도, 광학적 부품의 구성을 따지지도 않는다. 컬러 프로세서를 생각하지 않으며 안에 있는 광학적 컨트롤을 디테일하게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 마치 아이폰과 갤럭시 촬영을 하며 렌즈와 컬러처리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와 같다.
과거 ISO와 Gain의 개념, IRIS 날개와 개각도 개념, 셔터에 따른 블랙감마의 조정 등 여러가지 옵션으로 영상의 느낌과 결에 대한 고민을 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영상미에 대한 심각한 고민은 일반 영상시장에서 잊혀졌다. 캠코더, 시네마의 컬러 프로파일은 포토샵 정도로 생각하고 조정하고 있는 시대가 돼버렸다. 전문적 컬러 프로파일 조정 파라메타조차 제공하지 않는 중국산 카메라 영상은 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스펙만으로 어필한다. 카메라 선택에 있어 영상미는 지상파 방송국 및 대형 제작사에서 검토될 뿐 대다수 보급형 사용자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다.
카메라를 많이 구입하는 유튜버나 교회, 학교, 이러닝 등에서 접하는 엔지니어들의 경우 음향/설비 파트가 대다수다. 이들은 전문적 카메라 컬러 캘리브레이션이라 부르는 작업 개념을 접하기 어렵다. 방송,영화 DI 현업의 실제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전문 서포트 인력이 은퇴해 버린 탓인지 제품을 판매하는 Sony, Panasonic 판매처조차 왜 PTZ나 액션캠은 한계를 갖고 있는지 구별된 영상미를 기반으로 설명하기 어려워한다.
결국 방송사를 제외하고 보급기를 고르는 구매자들은 그저 콘트라스트가 높고 밝으면 "쨍하니 화질 좋네"라고 하며 카메라를 선택한다. 유튜브를 이용해 그럴싸하게 포장한 언변으로 중국산 카메라 제품들을 가성비 최고의 제품으로 칭송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구매자 역시 중국산이지도 모른 채 한국산으로 둔갑한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가끔 있다.
셋째, 영상장비 하향 평준화
코로나 사태는 국내 방송장비 시장에 큰 전환점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많은 제품의 정보가 기존 거래처보다 온라인의 정보를 주축으로 형성되기 시작했고 오프라인 중심의 방송장비 기술 전반에 대한 유통 흐름이 끊기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는 인터넷 방송스튜디오를 급격하게 늘려갔고 개인 교실마저도 카메라가 설치되는 등 호황을 맞은 듯 했다.
게다가 방송 주요 브랜드들도 유튜브, 네이버 쇼핑에 직접 집중하기 시작하며 10년 간 천천히 잡혀져야 했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은 한 순간에 온라인 중심으로 기울어 졌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서 방송관련 기술자들이 많이 사라졌고 업체들도 이전과 다르게 경쟁적으로 다른 분야, 즉 영상은 음향, 음향은 영상에 진출하기 시작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판매를 위한 본질을 왜곡한 유튜브 설명과 각종 세미나들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기준 없는 편견을 계속 심어주고 있다. 마치 본인들의 주장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강제한 것은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보급형 일반 방송영상장비 시장의 구매자들은 세계 시장의 뉴스를 일부만 인용하고 국내의 유명 업체나 방송사들이 모두 선택한 것처럼 포장한다. 그들은 딱지만 국산이 돼버린 중국산 카메라 장비나 기타 방송장비들을 거의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라 강요하고 있다. 전문적 지식가를 믿고 제품을 선택했던 시대는 가고 온라인으로 문의하고 돈 안 되면 답도 안 하는 시대, 견적도 돈 받는 시대가 너무 빨리 와버린 것이다. 판매상 조차도 단정적 유튜버의 주장에 점점 하향 평준화가 되어 가는 듯 하다.
유튜브에서 종종 다음의 주장을 서슴 없이 말하는 분들이 있다.
"IP 기반 제작 방송장비가 모든 걸 대체할 것이다."
"NDI는 원본이다."
"네트워크상에 원본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구든 갖다쓰고 저장하고 스트리밍하면 된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서 다소 모호한 개인적 의견들임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시청한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예를 든 내용만 잠시 반박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IP 기반 제작 방송장비가 모든 걸 대체할 것이다."
> 오디오는 데이터량이 비디오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모든 방송이 이미 IP로 가능하다. 그러나 십 여년이 지난 지금 IP로 전부 대체됐는가? 아니다. 오디오 분야에서는 IP 제작으로 전부 대체되지 않은 중요한 변수가 많았다. 이를 보면 훨씬 많은 데이터를 전송해야하는 IP방송이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NDI는 원본이다."
> NDI는 편리를 위한 압축 네트워크 프로토콜이다. 원본의 의미는 다소 모호하지만 최소한 카메라에 달린 저장된 화질이 카메라에 내장된 SDI 출력된 화질과 비슷해야 한다. 과연 그런가? 200Mbps 이상이어야 하는 SDI의 화질을 5~15Mbps 사이로 압축한 NDI가 과연 원본일까?
"IP 방식은 네트워크 상 원본이 존재한다."
원본이 계속 네트워크상에 있다는 말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ST2110으로 원본을 전송하더라도 전송이지 존재가 아니다. 존재는 언제든 시간상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네트워크상 원본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수킬로 바이트의 바이러스도 그렇게 못한다. 이는 애매한 말로 사용자들을 완전한 IP 제작 시설이 모든 것의 해답인 것처럼 현혹시키는 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유튜버들의 말을 함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터넷 상에 광고처럼 떠도는 무조건적 PTZ 화질에 대한 칭송은 더욱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들의 증명은 편집으로 이뤄져 실체적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소니와 파나소닉 PTZ와 중국산을 비교할 능력이 정말되는지 냉철하게 되묻고 싶다. 100만원하는 기타와 1000만원하는 기타를 완전히 비교할 수 없듯 카메라를 객관적으로 일반인이 비교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 이유는 악기도 카메라도 느낌을 표현하는 분야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캠코더, PTZ, 씨네마, 미러리스를 비교해 어느 것이 월등하다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PTZ가 완전히 CCTV같다는 주장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개인이 PTZ와 CCTV와 캠코더와 미러리스를 동시에 촬영 해보고 개인적 감흥을 말하는 것으로 그 답을 대신 할 수 있을 뿐이다.
<다음호에 계속>